일상을 떠나서

어머님이 담궈주신 고추장단지를 털면서...

고운성 2008. 5. 6. 11:09

어머님이 생전에 담줘 주신 고추장이 다 떨어졌다.
일년이 넘어가니 어머님의 흔적들이 하나 둘씩 사라져간다.
마른사람이 모자쓴 모습을 보면
나도 모르게 한번더 쳐다 보게 되는 것도
아파트 길목에서 느닷없이 생각나서 가슴 아리해지던 것도
이제는 희미해진다.
사람이 살아 가는 방법이리라.

어머님 신던 구두가 내발에 딱맞고 신기 편해서
여름지나고 지금까지 신고 다녔다.
이제는 그 구두도 그만 버릴때가 됐다.
하도 끌고 다녀서 여름난다고 신발장에 들어가면
다음엔 못신을 정도로 낡았다.
그리고 "엄마 꺼니까 가지고 있어"
하면서 형님이 손에 쥐어주던 금목걸이가 있는데
그건 내가 악세사리를 안좋아해서 서랍 어딘가에 쳐박혀 있을건데
가끔 서랍정리나 하면서 어머님 생각을 하게 될런지....

'어머님 잘 계시죠?'
'엄마~~ 잘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