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룡산
봄을 탄다고 해야하나 아무튼지 봄만 되면 나이도 잊고 가슴이 벌렁댄다.
꿈쩍도 안하는 땅을 밀어 헤치며 올라오는 새싹의 생명력도 좋고
겨우내 품고있던 잎을 생가지를 찢으면서 해산하듯 밀어내는 나무의 에너지도 좋다.
생각보다 인원이 많지 않아 두자리를 차지하고선 아예 창쪽으로 다리를 뻗고 돌아앉았다.
이럴땐 짧은다리도 쓸만하다.
들판엔 온갖꽃들로 들썩들썩 야단이났다.
겨우내 잠자던 꽃들이 얼굴을 내밀고선 지난겨울 꿈 얘기로 한창이다.
아마 좋은꿈이었나보다 다들 벙글벙글이다.
3시간을 지나 논산에 도착해서 신원사매표소에서 입산을 시작했다.
고목들이 제법 잎들을 내밀었고 등산로 양옆으로는 야생화들이 한창이다.
연천봉에서 점심을 하기로 하고 삼삼오오 모였는데
각자 준비해온 반찬들이 제각기 다르다.
눈깜짝할 새에 한정식 한상이 차려졌다.
어쩜 김치조차도 중복된게 없다. 맞다 과일도 세가지...
겨울엔 김치에 한술 뜨고 가기가 바빴는데 요즘엔 점심시간이 산행의 재미를 더한다.
도를 닦았다는 사람치고 계룡산을 빼는 사람이 없던데 역시 산세가 법상치않다.
관음봉에서 삼불봉 가는 능선은 온통 바위에다 난간을 세워놓았다.
그렇지만 이정도야... 밧줄만 안타면 된다.
봉우리 봉우리 돌아서 갑사로 들어섰다.
음~ 입장료 받을만 하다.
갑사에서 주차장까지 길에는 아름드리 고목들이 양쪽으로 가로수가 되어있는데
오랜시간을 버틴것같은 굽은 나무의 자태가 보이고
막얼굴을 내민 여린잎들이 아기솜털 마냥 보슬보슬하다.
갑사에 벗꽃은 바람에 날리고
올해의 봄밪이는 꽃 눈을 맞으면서 기분좋게 마무리 했다.
05. 4. 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