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이야기

"일탈" - 지리산 뱀사골

고운성 2005. 7. 18. 05:28
 

일탈을 꿈구어본적이 있는가?

오늘이 어제같고 내일은 또 오늘과 같을것같은 지리한 일상

사회가 규정지어주는 관념과 자기나름대로의 윤리

그런 정해진 선 속에서 살아가다가

가끔은 선 밖의 세상이 궁금해지고 곁눈질하게 된다.

사실 선 밖에는 더 재미있고 신기한 일들이 많다.

물론 위험한것도 있지만....

 

우리는 일탈의 꿈을 꾸며 모이기 시작했다.

어제와 오늘 호우주의보가 내려졌지만 하늘은 좋은산악회 손을 들어주었고

날씨운이 좋다는 말로만은 부족하리만큼 날씨가 좋다.

비소식으로 몇몇 해약자들이 있었지만 부족하지않은 인원이 참석했다.

 

성삼재를 올라서니 운무(雲舞)가 한창이다.

지리산 운해가 하늘로 용트림하며 우리일탈의 서막을 열었다.

뱀사골에서 입산을 시작

정상까지 함께 행동하자는 회장님의 말에

모두 일사불란하게 움직이기 시작했고 우리는 일탈을 시도했다.

 

예상대로 쉬운길은 아니다.

길이 희미하고 험하며

우거진 나무들과 이끼들로 어느 밀림을 탐험하는기분이다.

베일을 젖히듯 우리는 한발한발 다가올라 꿈을 봤다.

모두들 흥분했고 여기저기 카메라 총 출동이다.

 

점심후 하산도중 천년노송을 만나러갔다.

시멘트 임도에 시간은 2시경 나무그늘하나 없는 땡볕이다.

만물을 다스리는 사람이라지만 세월앞에는 속수무책인지라

그냥지나치고 싶었지만 천년이란세월에 눌려 강행했다.

멀리서도 노송은 그자태가 보이고

그 고고함이 주위의 나무와 확연히 다르다.

세월을 가지는법을 배워보려했지만 노송은 말이 없었다.

하긴 욕심으로 가득한 눈이 그 많은 세월을 어찌 보리...

 

올라갈땐 선두 따라가느라 정신없었고

하산땐 여유롭게 사진찍으면서 도란거리면서 기분좋게 내려왔다.

어제비로 계곡물은 풍성했고 계곡휴식년제때문인지 맑고 깨끗했다.

푸른빛이도는 계곡물을 보고 블렉이글님의 한마디

"꼭 잎새주 병색이네"

어째야 쓰까 이글동상 날잡으시게나 내가 잎새주한잔삼세

 

내려와서는 시원한 수박을 쪼개고 하산주 한잔씩을 하고

아무일없었다는듯

다시 우리의 일상으로 돌아왔다.

 

 

05. 6.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