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을 떠나서
내인생의 하이라이트
고운성
2005. 7. 18. 05:43
잠자리에 들려고 애들방을 한바퀴도는데
아들이 책상에서 열심히 숙제를 하고있다.
"내인생의 하이라이트"
이게 타이틀이고 아들은 뭔지 열심히 적고 있었다.
이제 고1인데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하이라이트가 뭐가있길래...
아무튼지 여태껏 좋았던 모양이다. 빽빽하게 종이를 메우고 있다.
" 아들아 너 인생의 하이라이트는 이제부터다.
지금너가 하는일에(노골적으로말하자면 공부)
최선을 다해 열심히 하면 더 크고 화려한 하이라이트가 널 기다리고 있을거다"
어깨를 두드려주고 아들방을 나오면서
내인생의 하이라이트를 생각해봤다.
난 언제가 하이라이트였을까.
앞으로 내게 남아있는 하이라이트가 있을까.
항시 그렇게 생각하면서 살았다
이전의 나보다 지금의 내가 훨씬 낫다고..
그렇게 되려고 노력하면서 살았다
나이가 들수록 그걸 지키기가 힘들어진다
그렇지만
치열하게 살아내다가 한발짝 물러서서
연륜이라는 넉넉함을 가지고
나를 본다면
크고 화려하진 않지만
잔잔한 행복같은 그런 하이라이트가 날 기다리고 있지않을까.
05. 3. 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