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운성 2005. 7. 18. 05:46

 

광주에 계시는 친정아버지께서 일보러 광양에 오셨다.

아버지는 광양에 오시면 꼭 드시는게 있다.

 "광양숯불고기"

밥먹기도 어려웠던 시절에

식당 환풍기로 빠져나오는 고기냄새를 맡고

감기를 이기셨다드니

얼마나 사무쳤는지 고기맛이 아니고

그시절 한풀이로 드시는거 같다.

광우병도 그한을 이기지못했다.

 

칠순을 훌쩍 넘기시고

몇해전만 해도 내려오시면 불러내어 고기 사주시고

계산이라도 할라치면 호통을 치시드니

오늘은 슬그머니 물러나신다.  

괜스레 서글퍼진다.

터미널에 모셔다 드리고 돌아오는데

그 뒷모습이 마음 아프게한다.

염색사이로 희끗한 머리와

더 야워지고 내려앉은 어깨

휘청한 발걸음...

어느시절에는 내 인생이

저 어깨위에 달려 있었는데....


05. 6. 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