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을 떠나서

"속으로는 좋아해"

고운성 2005. 7. 18. 05:47
 

어쩐지 사는게 밋밋해지는거 같고

어떤계기가 필요하겟다 싶어서

티비에 신혼부부가 신랑배웅할때 하는걸 연출하기로했다.

유난히 그쪽으로 발달이 안된신랑이 질겁을한다.

 

누가 보는것도 아니고 남도 아니고

애를 둘씩이나 낳아서 부끄러울것도 없겟그만

아무튼지 어거지로 난 그일을 아침마다 장난반 진심반 수행했다

이쪽으로 발달 못한게 아마도 보고 배우질못해서 그런가싶어

애들쪽으로 눈을 돌렸다.

 

딸은 내가 워낙 딸볼에 내입을 달고 살아서 문제가 없을거 같고

유난히 아빠를 닮은 아들이 문제지 싶어서 아들에게 임무를 맡겼다.

그냥 "학교다녀오겟습니다"가 아니고 엄마볼에 뽀뽀하기

이넘의 아들이 아빠보다 더 팔짝뛴다.  (좀늦은감이 있긴하다 고1인데)

"얌마 너네 아빠야 시대를 잘타고 나서 저러고도 아침을 먹지만

넌 저랬다간 아침도 못얻어먹는다.  이것도 연습을 해야하는거여 빨리해"

 

내가 아침에 바빠 잠시라도 한눈을 팔면

신랑은 그나마 눈치라도 보는데

아들넘은 눈치도 안보고 도망가버리고 없다

 

나라고 항시 기분좋아 까불대지만은 않는다.

삐짐으로 배웅을 중단하고 모른척 하고 있는데

딸애가 애가탄다

"엄마 아빠가셔"

"냅둬 아빠는 뽀뽀하는거 안좋아해"

"안그래 엄마 속으로는 좋아해 빨리가바"

 

에고~ 이젠 애들땜에 하게생겼다.

 

05. 6. 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