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을 꿈꾸다....남덕유산
산행지가 덕유산으로 잡혔다.
몇번 다녀온산이지만 워낙 큰산이고
뒤로 돌려만 놓아도 아무것도 모르는 길치인 나인지라
아무생각없이 따라나섰다.
차안에서 산행지도를 보니 지난 겨울에 덕유산 향적봉을 올랐고
몇주전 그옆 삿갓봉을 오르고
오늘은 바로 그곁 남덕유산이다.
종주코스를 세번에 나눠 오르는거다.
길도 없는 곳에 차는 우리를 풀었고
아무리봐도 등산로 같지 않는곳을 오르기 시작했다.
시작부터 너무하다싶게 치고 오른다.
한번쯤 능선이 나올만도 한데 선두가 두차례를 쉴때까지도 산은 꺽이지 않는다.
쉬어가는길도 오르막길에 잠시 서서쉰다.
남영재를 어느정도 올랐는지 하늘이 보이고
바로 건너 표족한 바위산 두개가 보이는데 철계단이 얼기설기 엮여잇다.
여태껏 온힘을 다해 올라와 기운이 다해 산을 보니
항시 눈이 엄살이고 몸은 용감하다.
생각보다는 힘들지 않게 철계단을 올라섰는데 그 조망이
얘들 말로 "끄은내 준다" 겨우 몇명이 설만한 뽀족한 곳이다보니
좌우로 탁 트인게 구름위에 서있는듯하다. (정상보다 조망이 더 좋다.)
정상을 향하는데 바람줄기에서 벼가익을때쯤 나는 가을냄새가 난다.
땅위에 구르는 낙옆조차 노릿하니 단풍색을 띠기 시작했다.
가을이 아무도 모르게 살며시 와있나보다.
월성재로 하산을 시작
삿갓봉은 지난번에 갔으니 가지말자고 하지만
실은 기력이 다해 갈맘이 없다.
항점을 1키로쯤 남기고 회장님이 정해준대로
이번엔 남자가 윗줄기고 여자가 아랫줄기로 목욕을 하러 들어갔다.
왜 이번엔 우리가 아래지?
우리는 가서 알았다. 이렇게 멋진 욕조는 지금까지 목욕탕중에 최고다.
적당한 크기의 원형 대리석 욕조에 완벽한 커텐에 얼마나 물이 깨끗하든지
더 놀고 싶었지만 추워서 있을수가 없다.
항범에 다달으니 산위에 가을이 숨어있는줄도 모르고
여기저기에 물놀이객들에 텐트에
아직도 여름을 못벗어나고 있다.
05.08.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