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고 남은 모든것

악의 평범성

고운성 2009. 11. 20. 09:14

유대인 학살과정을 진두지휘한 칼 아돌프 아이히만은 아르헨티나에서 도피생활을 하다

1960년 이스라엘 비밀경찰 모사드에 의해 납치돼 예루살렘으로 압송됩니다.

아이히만은 예루살렘에서 열린 재판에서 칸트가 말한 ‘정언명령’에 충실했을 뿐이라고 항변합니다.

자신에게 내려진 국가의 명령을 충실히 이행했을 뿐이며 자신이 아니더라도 그 자리에 있었던 사람은 그 임무를 수행했을 것이라고 주장한 것이죠.

철학자 한나 아렌트는 아이히만의 재판과정을 지켜보고 놀랍니다.

그에게서 ‘사탄의 모습’을 발견할 수 없었기 때문 입니다. 

그는 악의 평범성에 대해 생각하고 이런 결론을 내립니다. 

 

"악한 일은 스스로 하는 일의 의미를 깊이 생각하지 못한 데에서 나온다.

평범하게 살아가는 사람들이 스스로 인식하지 못한 상태에서 커다란 악을 저지를 수 있다.”

 

우리 주위에서도 ‘악의 평범성’을 쉽게 발견할 수 있습니다.

저는 분위기에 휩쓸려서 사실에 대해 알아보지도 않고 특정인을 매도하고 저주하는 것 역시 이러한 악에 속한다고 믿습니다.

그런 악을 저지르지 않으려면 매사에 주의해서 함부로 단정 짓는 것을 피해야 하겠지요.

매천 황현이 절명시(絶命詩)를 통해 남긴 ‘난작인간식자인’(難作人間識字人, 세상에서 지식인으로 살아가기가 힘들구나)이라는 구절이 떠오르는 날입니다.

난작인간식자인….

 

 

 옳은 판단을 하기 위하여

①남의 단점보다는 장점을 보려고 애쓴다. 삼인행필유아사(三人行必有我師). 세 사람이 있으면 거기에는 반드시 스승이 있다. 그 스승을 발견하지 못한다면 자신의 잘못이다.
②상대방의 말을 잘 듣는다. 대화할 때에는 상대방의 눈을 맞추고 긍정의 고갯짓 등을 통해 경청하고 있다는 신호를 보낸다.
③가급적 상대방의 말을 끝까지 듣는다. 중간에 말을 자르는 등 결례를 하지 않는다.
④자신을 토닥이는 말보다는 자신에게 생각하게끔 만드는 말에 귀를 기울인다.
⑤신문을 제대로 본다. 옳고 그르다고 판단하기 전에 나와는 무슨 생각이 어떻게 다른지 생각하며 본다.
⑥책을 읽고 가족과 토론한다. 토론할 때에도 잘 듣는 데 신경을 쓴다. 대체로 무지할 수록 비판부터 한다.
⑦주장을 강요하기 보다는 남의 주장을 들어 자신의 것으로 삼는다. 주장을 자꾸 퍼주면 자기 그릇이 비고, 남의 주장을 자신의 그릇에 담으면 풍족해진다.
 
<제345호 ‘미네르바의 부엉이’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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