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산 가자고 노래를 부르던 애들이 사고를 쳤다.
어차피 제주도 가는거 2박3일하면 어떻겠냐고 말 몇마디가 오고가더니
방학이 되자 통보가 왔다. 이미 방 예약했고 렌트카도 예약했다며 시간을 만들란다.
방학이면 혼자 훨훨 돌아다니는 버릇이 있던 나는 처음엔 그다지 내키지 않았지만
넷이서 다니는것도 할만하겠다는 생각이 든다.
혼자 다니는 여행은 감성이 안으로 쌓여 내면을 다지지만
친구들과 하는 여행은 감정이 밖으로 쏟아지며 가슴이 뚫린다.
둘레둘레 사는 네명은 집앞에서 7시에 만나 장흥항으로 출발했다.
10:30분 출항인데 좀 빠르지 않나 싶었지만
네비게이션과 우리의 의사소통의 어려움으로 이리저리 빠졌다가 돌아오니
얼마 기다리지 않고 배에 올랐다.
2시간이 채 걸리지 않을 거란 예상시간은 파도가 높아서 2시간30분이 걸렸다.
제주항에 내리니 성산일출봉이 펼쳐지면서
우리가 살던데서 멀리 왔다는 느낌이 온다. 역시 멋지다.
제주항에서 내가 사고싶어서 찜했다가 포기한 쏠을 받아서 우리는 돌아다니면 된다.
이미 1시가 넘었는데 점심먹을 생각도 안하고 숙소로 이동하잔다.
숙소에서 떡라면을 끊여 준다나 어쩐다나.
숙소에 도착하니 카운터에서 물어본다.
바닷가가 보이는 방으로 할건지 반대방을 선택할 건지(하루에 만원 추가)
"아침에 해돋이 볼 수 있어요?"
"아니요 해돋이 볼 수 있는 방은 없어요"
"그럼 그냥 반대편방으로 주세요"
마침 방은 한참 청소중이었다. 그리고 우리숙소 반대편방이 열려있다.
'서'가 소리질렀다. "안돼~에~~~ 이게 뭐야!!! 방바꿔~~~~!!"
하긴 우리숙소 창밖과 바닷가방의 창밖풍경은 비교가 안됐다.
우리는 이상한 밭고랑이 보이는 창을 2만원을 지불하고
시원한 바닷가가 보이는 창으로 바꿨다.
2시가 다되어 떡라면으로 간단히 요기를 하고 여미지로 향했다.
여미지를 구경하니 저녁시간에 맞춰진다.
당연히 식당은 아니고 숙소에서 자체해결
다니다 보니 자연스레 역할이 나누어진다.
두명은 운전당번 두명은 밥당번.
우리의 단골메뉴인 월남쌈(산에서도 해먹는데 리조트에서는 일도 아니다)
쟁반에 하나가득 야채를 썰어넣고 다 먹어치운다.
'한'신랑에게서 전화가 왔다.
잘했다는건지 떠보는건지, 거기까지가서 방구석에서 뭐하냐는.,....
젊을때 얘기지 갈맘도 없었지만
우리는 내일 한라산을 가야하기 때문에 일찍 자야했다.
날씨가 너무 따뜻하다.
멀리서 보이는 한라산에는 8부정도만 하얗다.
아무래도 관음사쪽은 북쪽이라 눈이 더 있을것 같았지만
리조트에서 더 멀고 산이 험해서 성판악으로 결정했다.
나무가지에 붙은 눈꽃은 없었지만 성판악 입구부터 눈은 수북히 쌓여있다.
한참을 지리하게 올라가다보니 서서히 나무에 눈꽃이 피기 시작한다.
여자들 넷이면 조용한 사람도 수선스러워진다.
오버해가며 어머~~어머~~~ 깔깔 키키 야단이 났다.
그리고는 '한'이 스마트폰으로 신랑들에게 한컷씩 찍어 문자를 날렸다.
'멋진 신랑들을 만나 아줌마들이 호강하네요'
역시 한살이라도 젊은애가 났다. 난 왜 저런 맨트들에 소름이 돋을까?ㅋㅋ
9시경에 입산을 시작해서 얼마나 놀면서 다녔던지
12시 넘어서 진달래 대피소에 도착했다.
관리하시는 분이 남자 몇명은 올려보내주는데 우리넷은 가지 말란다.
사실 관음사로 넘을 생각은 없었지만
삼나무숲을 30분 정도만 걷다가 오고 싶었는데...
대피소에서 숙소에서 보온병에 담아온 호박죽으로 요기를 하고 하산했다.
우리동네에서 먹는 귤도 제주도 귤인데 제주도에 왔으니 귤을 먹어야 한단다.
길거리에 프랜카드가 즐비하다 '농장 체험'
2만원에 10키로를 따갈 수 있다는데 아줌마 말이 애매~하다.
어쨌던 우리는 재미삼아 열심히 땄다. 결국 아줌마는 딴걸 다 사가야 한다고 우기고
우리 뚝심 아줌마는 '그럴 수 없다 아줌마 힘들까바 더 따줬는데 무슨소리냐'
결국 우리 뚝심 아줌마의 승리로 우리는 2만원 어치만 가져왔지만 바가지다.
주상절리 갔더니 5키로를 5천원에 팔았다.
우리는 고생고생하면서 비싸게 귤을 따 먹었다.
피곤한 몸이지만 우리 식단에 식당은 없다.
수산시장에서 회들 떠와서 숙소에서 와인까지 할건 다 한다.
그리고 둘째날도 한라산 때문에 피곤해서 또 일찍 잤다.
다음날 남아있는 음식으로 점심과 저녁까지 도시락으로 먹겠다고 준비가 한참이다.
(징그러운 것들 너무 한다)
리조트 주변의 5올레길을 걷고 주상절리를 거쳐 유리의성을 관람하고 나오는데
면세점이 보인다. 난 면세점 건너편에 회국수집을 보고 선언했다.
그래도 한끼정도는 식당밥좀 먹어보자. 결국 회국수를 먹고
면세점에서 한나씩 사들고 나왔다. 그리고 트릭아트뮤지엄으로 이동
8시30분에 장흥항에 도착해서 이동하던중 '서'가 한마디 했다.
"여기서 보성 갈려면 많이 들어가?"
"그렇게 많이 들어가지는 않지."
"빛축제 보고 가자"
"그러자~"
가는도중 휴게실에서 보온 도시락에 담아온 볶음밥을 먹고 보성 빛축제장으로 갔다.
아직도 놀힘이 남아 돌았던것.....11시가 다 되어 가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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