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인류가 시작하여 끝날 때 까지 사라지지 않을 단어 사랑,
사랑이 뭔지도 모르는 유치원생 부터
지나고 나면 사랑도 별거 아니란거 다 아는 나이 많은 경험자들 까지,
본능으로 부벼대는 남녀의 사랑부터
인류를 구원하겠다고 외쳐대는 성자들의 사랑까지
하루도 빠지지 않고 들려오는 사랑이야기는
우리 인류의 영원한 테마다.
그래서인지
섬 보양이 뱀 모양이고, 뱀이 많다고 하여 이름 붙여진 사량도를
사람들은 그냥 사랑도 라고 부른다.
(다녀와본 사람은 아시겠지만 그다지 사랑스러운 산은 아니다.)
뱃시간에 맞춰 넉넉히 출발하여 내지항에 내리니 12시가 다 되어간다.
작은 섬에 등산객들이 얼마나 많은지 능선마다 꽉 들어 찼다.
우리는 마을뒷산으로 들어 가로지르기를 했다.
당연히 길을 만들어서 가야 했다.
남의 집 고사리 밭을 밝고 가다 주인에게 섬이 가라앉을 만큼 호통을 들었다.
지금까지 살면서 광양 사람보다 싸나운 사람은 사량도에서 처음본다.
통제되었던 길이라 희미하게 보이다가 사라졌다가
가시덤불에 싸여있는 길을 잡아 가는데 조금만 더 길었으면 욕할 뻔 했다.
오랫만에 사람구경하는 진달래는 눈이 동그래져서 싱글벙글 신났다.
길을 알려줄 만도 하그만 그럴 생각은 없는 모양 사람구경에 정신없다.
30~40분쯤 후 바위에 도착하니 지리산 지나고 바위 능선이다.
바다도 보이고 올망졸망 섬도 보이고 바닷가에 정겹게 둘러않은 섬집도 보이고
좋~~~다~~~~
웬만한 바위길은 위회한다
좋은경치야 야껴서 한번씩 봐야 더 좋은법.
한 길 밖에 없을땐 가겠지만 우회 길이 있을땐 반드시 우회한다.
산행하기 전 부터 내가 정한 오늘 산행 원칙이다.
예전같으면 이왕 온것 하면서 무리를 했겠지만
점점 몸이 사려지고 무리하고 싶지가 않다.
그래도 경치는 충분히 즐길 수 있다.
반짝반짝 햇빛에 빛나는 바다는 아니지만
엷은 안개에 차분히 가라앉은 바다도 좋다.
양 옆에 펼쳐진 바다 풍경을 보고 가슴이 벅찼다면 제대로 보약 먹은거다.
엔돌핀은 웃을때만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고 감동받을때도 생긴다.
산을 타 보면 사랑하고는 상관없다는 걸 알게 된다.
바위 능선에 심심하면 밧줄에 직각 사다리에
우외길도 우회할 의미가 없을만큼 만만한 길이 아니다.
통상적으로 알고있는 옥녀봉 암봉은 애들말로 대박이다.
밧줄은 있으나 발디딜곳도 안보이는 직각 바위를 오른다.
갈 마음도 없지만 기다리는 사람줄이 길어서(?ㅎ) 미련없이 우회한다.
우회해서 돌아오면 흔들흔들 흔들리는 나무 사다리에 사람들이 다닥다닥 붙어있다.
맨 윗 사람이 손 놓치면 영낙없는 '인디아나 존스' 영화의 한 장면이다.
(으~~~~~~무~셔~~)
그곳을 지나면 옥녀봉 이정표가 보이고 돌 무덤이 있는 곳이 옥녀봉이다.
옥녀하고 시아버지하고 어쩌고 저쩌고 그러다가 그리저리 됐다고....
대항항으로 하산하니 3시30분
뱃시간은 4시30분 넉넉한 시간에 밭에있는 쑥을 몇개 뜯었다.
두식구가 쑥 5~6잎이면 된장국 끓여 한끼 먹는거지...
4~5년 전에 왔을땐 길가에 파라솔 펴고 길거리에서 회 썰더니만 횟집이 즐비하다.
그때는 회 사먹는 산객들은 거의 없었던거 같았는데
산객이 많아 횟집이 생겼는지, 횟집이 생겨 산객들이 횟집으로 들어가는지
횟집마다 시끌시끌하다.
돌아가는 배안도 시끌시끌하다.
아침에 배 안에 사람들은 사량도를 오르겠다는 같은 목적으로 모습들이 같았지만
돌아가는 배안은 아침하고 전혀 다르다.
각양각색 시끌시끌 하다.
할일을 끝내고 파티이니...
내려서 갈길이 다르니...
한 모습인건 보이차를 끓이시는 님.
차구까지 다 갖추시고 올때 갈때 차를 내리신다.
한산주 할때 열심히 끓여 보온병에 담으시드니
차 안에서 한잔씩 따르신다. 이정도면 취미정도가 아니고 사명감이다.
더디오는 봄 맞으러 달려간 사량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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