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꾼들 맘이 들썩이는 이좋은 가을에 연이어 토요일 2주가 스케줄이 찼다.
단풍보고 2주만 참으랬드니 저도 스케줄이 바쁘단다.
내장산 단풍은 중2때 수학여행에서 보고선 한번도 못본지라
올가을엔 꼭 보리라 벼르고 있는데 또 못가게 생겼다.
하는 수 없이 학원에는 극약처방을 내리고 에라~ 모르겟다 하곤 베낭을 맸다.
일년넘게 조은산악회만 따라 다닌지라 다른산악회원들과 어울리기가
좀 어색했는데 반가운 물방울님을 만나서 도란거리며 차안의 시간을 보냈다.
입산준비를 하는데
무정한 물방울님은 차에서 내리자마자 어디론가 사라져버리고선
베냥 꽁무니도 볼수가 없고
망마산님은 무전기들고 후미본다드니
거시기님 후미본다는 소리였는지 거시기님 따라서 어디론가 사라져버리고
(무전기를 그리 사적으로 쓰면 안되는디 ㅎㅎ)
후미대장 이글님도 생각나고
계모임아줌마들 틈에 끼어 점심먹으면서 우리 별사랑찌게냄비도 생각나고
100명이 넘는 사람들이 같은 명찰을 차고 산행을 시작했지만
고운성은 쓸쓸했다.
덕분에
묵묵히 엎디어있는 산의 속깊음도 헤아려보고
피멍들이며 가슴태우는 단풍사연도 듣고
사라락거리며 마른잎을 애무하는 여우비 소리도 들으면서
쓸쓸함도 운치가 있고 가을다워 좋다.
내장사를 중심에 두고 주위 봉우리를 넘는거라
능선 곳곳에서 내려다보이는 내장사의 경관이 가히 장관이다.
아무래도 끝까지 가기는 시간도 안되고 무리일거 같아서
두 봉우리를 남겨두고 오른쪽으로 방향을 전환 하산을 시도했다.
연지봉과 망해봉사이 작은 샛길이 있는데
1키로 남짓 되는 길이 경사가 얼마나 심하든지
스틱두개로 버티는데도 마치 눈위에 서있는거 처럼 미끄러져 내려간다.
괜히 이길을 택했다고 후회를 할때쯤
단풍속에 갖히는 황홀함을 맛 볼 수있다.
위를 올려다 보면 햇살을 담고 온통 단풍나무가 터널을 이뤘고
땅에는 바위위로 물위로 단풍이 눈처럼 내려와 있다.
단풍 단풍 하면서 중얼거리드니 단풍 천지에 와있다.
내장사 내에는 단풍이 한창 물을 올리고 있었고
주말쯤이면 완전히 물이올라 요염한 단풍을 볼 수 있을거 같다.
이번산행에서 느낀거
회장님이하 조은산악회 님들 보고싶어요~~~~~~~~~~~~
참고로 알려드립니다.
입산 : 추령
하산 : 내장사 주차장
코스 : 추령-유군치-장군봉-연자봉-신선봉-까치봉-연지봉-망해봉-불출봉-내장사.
소요시간 : 5시간반 (참고로 전 후미였고 끝까지 못갔습니다)
특히 참고 할것:내장사에서 매표소까지 셔틀버스있으니 시간이 모자랄경우 그거 타세요.
1키로가 넘습니다. 그러기엔 경치가 너무 아깝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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