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을 떠나서

홀로 여행 둘째날

고운성 2009. 8. 2. 08:49

 

 

옥정호 주변을 몇바퀴째 돌고 있다. 넓기도 하다.

분명 '국사봉 전망대'라고 씌여진 푯말은 있는데 입구를 찾을수가 없다.

가다보면 재를 넘어 동네가 나오고 거기서 돌아서면 

또 '국사봉전망대' 이정표가 보인다.

중간 어디에 있다는 소린데 ...몇번을 왔다갔다 하다

국사봉은 숙제로 남기고 24시 길카페에 주차했다.

옥정호가 훤히 보이고 바람도 시원스레 불어주는 길카페 정자에 기대어

책장을 좀 넘겼는데 화장실 생각이 난다.  이동해 볼까~?  웬걸~? 시동이 안걸린다.

차가 열받은 모양이다.   이놈이 가끔 이짓을 한다.   써비스 센터를 4번째 갔는데 ...

요즘 잠잠했는데 재를 몇번 넘더니 정신이 혼미해진 모양이다.

대책이 없다.  이리두면 제정신으로 돌아오니 기다려 주는 수 밖에 ...

 

효심이 지극했던 효자가 옥정호에서 해삼도 아닌 산삼을 낚아서 부모를 공양해

효자비를 세웠다는 길카페 주인아저씨의 효자비에 얽힌 얘기도 듣고,

(정말로 비석에 그리 쓰여있다)

오가는 무리들의 얘기들도 듣고,   

비상식랑도(과일)있고,  같이 놀아줄 책있고,  

길카페에서 인사치레로 아이스크림도 사먹고

기다리는건 문제가 없었지만 캄캄해질때까지 저차가 정신을 못차리면 문제다.

책장을 넘기다 책을 베고 누웠다가 딩굴기를 3-4시간 쯤 지났을까 

소나기가 쏟아졌다.

 

사실이든 아니든 항시 하늘은 내편이다.

 

소나기로 물을 한 바가지 뒤집어쓰더니만 차가 제정신을 차렸다.

호수를 돌아 반대편 으로 이동~~

길가에 살림집은 아닌거 같은데 작은 화분들과 꽃들이 예쁘게 키워져 있다.

구경도 하고 혹시나 살짝 뜯어갈게 있나 하고 차를 세웠더니만

내가 젤 무서운 넘 그것도 시커멓게 생긴 개가 나를 맞는다.

사람이면 말을 이쁘게 해서 화분도 얻어올 수 있겠지만 저놈은 말이 안 통하니 

어쩌지도 못하고 한동안 서있는데 이놈이 아예 차 앞에 주저 앉아

빤히 쳐다 보고 있다.  땡볕에 더울텐데....

우쒸~~~ 개한테 밀렸다.  

후퇴하고 차를 돌리니 요녀석봐라 저도 집안으로 들어간다.   기가막혀.....

 

이리저리 돌다가 레스토랑 발견.

마땅한 식당도 없고 혼자 메기탕 붕어찜 이런걸 먹을순없고

레스토랑이 딱~!! 이다.

높직하게 자리하고 정원이 잘 관리된 레스토랑으로 들어갔다.

웬걸 여기도 개가 먼저 반긴다. (이동네는 웬 개들을 이리 많이 키우는지)

그래도 아까는 뜯어가겠다는 불순함이 있었지만 여긴 내가 손님인데

저가 나를 어쩔려고....그래도 발은 잘 안떨어지고 차롓 자세로 서있는데

개가 다가오더니 인도하듯이 먼저 앞장서 간다.

이동네는 다들 개 교육을 잘시키나 벼~~~~

 

잘 다듬어진 잔듸며 인테리어들이 돌아가서도 생각나게 하는 예쁜식당이다.

모르긴 해도 많은 사연들이 숨겨져 있지 않을까...

점심이라기엔 늦고 저녁이라기엔 빠른시간.

그래서인지 레스토랑안은 조용했다.  아니 아무도 없었다.

2층이 탐이 났지만 주인아주머니가 내주질 않아

옥정호가 보이는 창쪽으로 자리를 잡았다.

후식으로 잘 마시지않는 커피까지 마시면서 창가에 빛이 약해져

글이 잘 보이지 않을때 쯤 일어나 나오는데

모악산으로 가면 찜질방이 있다는 주인아주머니의 정보에 솔깃하다

또하나의 사연을 식당지붕에 던져놓고 모악산으로 향한다.

 

              ---To be continue---

 

 

                          길카페 정자-정자가 기운게 아니라 내가 기운것이니...

 

 

                         정자에서본 옥정호

 

 

                       길가 탐나던 집

 

 

 

                             

                            래이크 팰리스-억지로 해석을 하자면 '호수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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