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이야기

올해 산이 나에게 준 가장 큰 선물 ..기백산에서

고운성 2005. 7. 18. 05:06

산은 같은 산을 가도 갈때마다 다르다

내기분에 따라 다르고 같이 가는 사람에 따라 다르고

계절에 따라 다르고 날씨에 따라 또 다르고.....

 

기백산은 올겨울 나에게 최고의 아름다움을 보여주었다

아니 경이로웠다

어떤말을 해야 그 광경이 표현될지

산행소감을 묻는 총무님 질문에 너무너무 좋았단말밖에..

 

출발때 떨어지는 빗방울이 염려는 되었어도

오후부터 기온이 떨어진다는 일기예보에 눈꽃을 기대하고

산을 오르기시작했다

한참을 오르고  중턱을 넘고 정산이 가까운지

경사가 급해지고 기온도 떨어진다

이쯤에서 눈꽃이 피지않을까 싶은데 희끗희끗 눈바람이

꽃을 피우기 시작하는가 싶드니

밤색실에 투명한 구슬을 꿰놓은듯

가지마다 얼음꽃이 달려 있는데 얼마나 신비롭든지

그런데 이게 시작이었다

한번씩 얼굴을 내밀어주는 햇볕에 얼음꽃이 반짝이는데

넋을 놓고 올려다 보고있었다

 

산정상쯤 갔을때는 나무가 달라서 그런지

얼음꽃모양새가 전혀다르다

다들 5~10cm쯤되는 얼음조각들을 달고

나무들이 모빌처럼 늘어져있다

얼음의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나무들이 땅까지 가지를

늘어뜨리고 휘어져있다

몇몇 부러지고 찢겨진 나무들이 보이긴 했지만

모두들 얼음을 지고 잘 견뎌내고 있었다

잘견딘 나무들은 봄을 볼것이다 위로해주고

내어깨에 짊어진 짐들도 잘 견디고 나면

봄이 오겟지 위로받으면서

얼음모빌을 젖힐때 들려오는 청아한 소리와

바람에 얼음꽃부딪치는 장단소리와 함께

하산하는데

임도곁 개울물 소리가 제법 봄을머금었다

얼음꽃이 피고 눈바람이 불어도

곧 봄이 온단다

 

05. 2.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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