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주간의 근신(?)을 끝내고
가는산이 어떤산인지 예약자리가 어디인지 확인하고
집결지로가는 마음은
설레임이다..
설산은 높이도 높지않고 산행시간도 4시간이라
가벼이 생각하고 입산을 시작하는데
초입부터 급경사를 차고 오른다
아무리 낮은산이라도 정상이 있으면 꼭 깔딱고개가 있는법
내심얕보고 오르는 산꾼들의 기를 일단 꺽어놓는다.
설산의 자존심이다...
다행히 길은 푹신하고 양쪽에 끊이지 않는 소나무들로 길은 좋다
찔레꽃이 흐드러져 간간히 향기를 한번씩 품어주고
아카시아향과 더덕 그리고이름도 모르는 꽃들의 향기가
연신코를 벌름거리게한다.
코끝을 가장 자극하는것은 사람의 향기다.
세상욕심과 절망과 미움들을 땀으로 다 밀어내고
서로에게 물병을 건내고 먹을것을 건내고 힘을 나누면서
사람냄새를 물씬 풍긴다.
사람이 꽃보다 아름다운 이유이다.
괘일산은 이름처럼 괴팍스럽다.
돌산이고 앙팡지게도 몇개의 로프조차 걸치고 있다.
아무리 이름없는산이라도 절경하나쯤은 숨겨져 있는법
바위절벽과 소나무의 조화가 어디 유명산못지않다.
바라보며 혼잣말 '요것바라 제법일세~'
산행하는 사람도 거의 없어서 우린 오랫만에
괘일산 정상쯤에서 모두모여 점심을 먹었다
느긋하게 쉬면서 인사를 나누고 웃음을 나눈다.
이런 좋은사람들로 인해 산행이 더 즐겁다.
뜨거운여름에도 우린 온천을 마다하지않고
화순온천에서 몸을 풀고 돌아오는 차안에서
내가 제일좋아하는 잘생긴 마을앞 당산나무들을 만난다.
오랜세월 그자리 지키면서 마을사람들 좋은짓 나쁜짓 다 보면서도
속이 썩어 텅 빌지언정 말한마디 내지않고 묵묵히
세월을 안고 있는 나무만큼 넉넉한 마음으로
식구들에게 못마땅하고 서운했던거
훌훌털고 집으로 들어간다.
05. 5. 28
'산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덕유산에서 선녀놀이 (0) | 2005.07.18 |
---|---|
"일탈" - 지리산 뱀사골 (0) | 2005.07.18 |
1박2일 지리산과의 외도 (0) | 2005.07.18 |
일림산 (0) | 2005.07.18 |
비슬산 진달래 (0) | 2005.07.1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