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창 휴가철이라 그런지 집결지가 썰렁하다.
집행부가 거의 참석을 안해 별사랑과 함께 떡을 나눴다.
호랑이없는 굴에서 토끼가 설쳐본건데
영 호랑이 폼이 안나고 쭈삣쭈삣 어색하다.
우리의 낙화유수님 덜렁 떡 박스를 받아준다.
이렇게 고마울수가 ㅎㅎㅎ
그래도 강천산님의 부총무대행은 제법 훌륭했다.
금원산은 올초 겨울 끝자락에서 기백산과 금원산 연계산행에서
보여준 얼음꽃의 신비로웠던 기억으로 낯설지 않은산이다.
금원사 주차장에서 유안청 계곡으로 입산을 시작했다.
한시간가량을 걸어갈때까지 피서인파가 계곡에 빽빽히 박혀있다.
계곡은 바위보다는 계곡자체가 돌판이다.
반반한 돌길로 물방울들이 신나게 미끄럼을 타고 있었다.
같이 미끄러졌으면 좋겟지만 오늘은 너희들과 놀것이 아니고
땅과 씨름하는 날이니..
연이은 계곡산행과 휴가로 쉬었던탓인지 몸이 무겁다.
하필 산행대장님 뒤를 따라 다녔으니 안쉬었어도 힘들었을것이다.
몇군데 임도를 빼면 나무가 잘 우거진 숲길이고
거의 정상가까이까지 계곡이 함께해
물소리에 귀도 시원하고 폭포같은 계곡에 눈도 시원하고
몸에 전해지는 기운도 시원하다.
계곡이 끊기고 산이 가파라지기 시작한것이 정상이 가까와 오나보다.
온몸을 휘감은 열기와 흘러내리는 땀의 간지러움이 한여름이라도 싫지않다.
금원산 정상에서 살짝 비켜나 점심을 하고 (정상은 땡볕이다) 지재미골로 향했다.
겨울산행때 온 산이 꽁꽁 얼어붙어서 얼음궁전 같은 별천지를 떠울리는 나에게
산은 아무일 없었다는듯 숲이 우거지고 길마다 야생화들이 한창이다.
손바닥만한 얼움조각들을 매달고 꽁꽁 얼어붙어있는 나무들이 안쓰러워
조금만 견디면 봄이 올거라 위로했던 말이 무색하리만큼 산은 씩씩하다.
다시 금원사 주차장으로 하산해 간단히 하산주을 하고 출발하는데
하늘이 심상치않다.
갑자기 주먹만한 빗방울이 차창을 때리더니 천둥 소리가 요란하다.
뒤돌아보니 산이 두팔을 벌린채 번개를 품고있다.
05. 0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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