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이야기

199점 산행 --영신봉

고운성 2005. 8. 20. 22:09

어제부터 추적거리던 비가 아침까지 그치질 않는다.

카페에 장대비가 퍼붓지만 않으면 강행한다는 공지가 올랐다.

아무렴 그래야지 ....(기본점수 100점)

자전거 보관대위로 또드락 거리며 떨어지는 빗소리가 절대 장대비는 아니다.

그래도 아침6시에 최종 확인을 하고 나는 바빠지기 시작했다.

 

지리산이란 명성때문인지 참석인원이 50명을 훌쩍넘었는데

비에 밀려서 35명이 차에 올랐다.

난 다 참석할줄 알았는데....(-10점)

가는 내내 비는 그칠줄을 모르고 아무래도 우중산행을 맘먹어야 되나보다.

처음은 아니지만 큰산이다 보니 아무래도 조심이 되고 걱정이 앞선다.

의신에 도착할때쯤되니 비가 그치면서

옆산에 안개가 하늘로 빨려올라가고 있다.

아무렴 그럼 그렇지....(+30점)

 

*혹시라도 점수계산하고 계신분...머리 나쁜거 아시죠?? ㅎㅎㅎㅎ

 

초입은 길도 좋고 날씨도 비온뒤 산뜻함으로 기분도 상큼하고

눈돌려 옆산보면 몽실몽실 안개피어 오르는게 비도 다온거같고

이보다 더 좋을수는 없다.

일단 기분 업시키는데 성공....(+20점)

 

여유부리며 후미에 서서 한참을 가는데 아무도 쳐지는 사람이없다.

열심히 따라 붙어보았지만 후미를 면하기가 어렵다.

아무래도 아침운동을 쉰게 표가 나는모양이다.

체력관리 소홀로 ....(-20점)

 

대성골 계곡을 따라

걷기좋은 흙길을 족히 2시간정도 걸었는데

갑자기 돌산이 나타나며 경사가 만만치않다.

이제부터 시작이란다.  난 힘이 다 빠졌는데...

한참을 오르다 보니 앞에가던 선두들이 점심을 펼쳤는데

갑자기 비를 만나서 비에 밥을 말고있다.

우린(후미) 세석까지 갈 맘은 없었지만

세석 대피소에서 점심을 하기로하고 남은힘을 모아보기로 했다.

종주때도 그랬지만 세석은 항시 쉽게 모습을 나타내진 않는다.

 

세석대피소까지 와서 계산해보니 꼬박 10키로를 4시간동안 걸었다.

대피소에서 점심을 하는동안 선두중 몇명은 영신봉을 다녀왔다.

예전 같으면 내가 저기 끼어있어야하는건데 ..에휴~~~

 

거림으로 하산하면서 내심 정상을 벗어나면 비가 그칠줄 알았는데

그치지않고 계속내린다.. 우쒸~~(-1점)

할수없이 맞춤비옷 (일회용비옷을 소매와 길이를 잘라 재단함)을

하산내내 입었는데 비옷이 들썩일때마다 풍기는 찐한 땀냄새가

내속의 불순물이 다 빠져나오는거 같아서 그리 싫지만은 않다.

이왕이면 머리속 불순물도 좀 빼내고

가슴속에 불순물도 좀 빼냈으면 좋겟다.

 

산행칼럼을 본적있는데 흙길이 많은 지리산을 대표적인 육( 肉)산이라 하고

바위가 많은 설악산이 대표적인 골(骨)산이라는데

세석에서 거림까지는 이상하게 뼈만 앙상한 돌길이다.

아무래도 지리산 갈비뼈를 타고 있는 모양이다.

돌자갈길 6키로를 2시간여만에 하산을 하고나니 온몸이 노곤하다.

 

젖은옷 갈아입고 차에 앉으니

고단함뒤에 오는 편안함으로

잔잔한 행복이 느껴진다.

계산할것도 없이 (+100점)

 


 

05.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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