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을 앞두고 목이 칼칼한게 아무래도 감기가 올려나보다.
오기전에 막아야지 안그러면 산에도 못가겟다 싶어 미리 병원을 가고
이번엔 영지,더덕을 캔다니 모종삽이랑 비닐봉지를 챙기고
높이 600정도의 대원사 뒷산이라니 스틱도 하나는 접고 하나만 챙기고
(사실 티코에 그렌져 바퀴를 달 필요는 없는것이니)
차를 타는데 산이 작아 그런지 썰렁하다.
가는길도 나들이 마냥 경치좋은 주암호를 끼고 돌고
신록만 무성한 대원사 벗꽃길을 마음으로 벗꽃을 피워보면서
대원사에 도착 산행이 시작되었다.
호흡이 가빠지면서 땀을 약간흘리고 나니 바로 까치봉에 오른다.
어느새 감기약에 취해 비실대던 몸은 가뿐해졌다.
능선을 타면서 영지를 찾아오는 님들이 있는데
난 아무리 봐도 영지가 없다.
두다리가 있다고 다 산에오르는게 아닌거 처럼
두눈이 있다고 다 영지가 보이지는 않나보다.
되어가는 모양새를 보니
영지 따는 사람 따로(강천산과 잘아시는분)
수거하는 사람 따로(강천산)
챙기는 사람 따로다(별사랑)
그통에 나도 잘생기고 빗깔좋은놈으로 하나 챙겼다. ㅎㅎ
영지는 포기를 하고 내 목표는 더덕 2뿌리 (화분용)
한참을 가다가 한줄로 얌전히 가던 산행줄이 양쪽으로 흩어졌다.
더덕밭인 모양이다.
심~~봤다~~~~~~~ 목표는 두 뿌리였지만
어찌 더덕을 두고 그냥가리 한번 보이기 시작하드니
연신 더덕이 발길을 잡고 늘어진다.
봉우리가 어딘지를 모를 능선을 오르락 내리락 하면서
천봉산을 향하는데 산은 산이다.
온몸이 땀에젖고 혈관들이 튀어오른다.
높지않아 크게 내려다볼 조망은 없지만
빙둘러 높은산의 산능선이 보기좋은 정상에서
대원사로 내려오는데 경사가 작은산답지않게 급하다.
드디어 온천의 계절이 돌아왔다.
낙악온천에서 피로를 풀고 돼지고기 주물럭에
하산주를 거나하게 했는데 산나리님의 참석으로
하산주가 풍성해졌고 어설픈 우리들의 방방거림없이
불판에 고기들이 구워졌다. "산나리님 결석하지 마세요~!!"
가늘고 작은 더덕은 화분에 심어 내년봄을 기약하고
제법 괜찮다 싶은것만 골랐는데 10여뿌리된다.
요걸 구워먹을까? 볶아먹을까? 튀겨먹을까?
부회장님이 심을본 대박 더덕은 신랑을 먹일까? 아들을 먹일까?
공평하게 우유넣고 꿀넣고 믹서기로 들들 갈아서
똑같이 한컵씩(어라? 신랑게 좀 적다 우유를 좀더 붓고 ㅋㅋ 쉿~!!)
나누니 온 집안가득 더덕향이 진동을 하고
웬지 사서 만든 더덕즙보다 약효가 좋을거 같고
내손으로 캐서 먹였다는 이 뿌듯함....
베란다에 영지도 잘 말려서 푹 고아 식구들대로
한사발씩 하면 올 가을 우리식구들 건강은 무풍지대일거같다.
05.0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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