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이야기

안개넘어 에는....-변산반도 쇠뿔바위봉

고운성 2006. 3. 12. 21:36

변산반도라 하면 어쩐지 아름다운 그림이 그려지는 곳이다.

아니나 다를까 비소식이 있었지만 차는 꽉차서 통로까지 채우고 부안으로 향했다.

비가 내리지는 않았지만 곧 내릴태세다.

 

부안숲 개울가든이 초입이라는데

잘 손질된 나무와 제법 운치가 있는 연못까지 있는

남의집 식당을 가로질러 산을 오르기 시작햇다.

지금까지 들머리중에 제일 부티나는 들머리다.

 

안개 자욱하니 모자도 필요없고 땅은 촉촉하게 푹신거리고

바위산이라고 스틱도 두고왔는데 아무리봐도 바위가 보일거 같지 않다.

걷고 운동하기엔 그지 없이 좋다.

470여미터의 산이라 조금올라가니 하늘이 보인다.

능선에 올라섰는데 아무리 이쪽 저쪽을 둘러보아도

자욱하게 드리워진 안개뿐이다.

세번째 변산을 찾았는데 한번도 서해안을 본적이 없다.

오늘도 안보여줄 모양이다.

 

원래 가질 수 없는것에 미련이 남는법.

이 안개만 없으면 경치가 너무 좋을거 같은데 안타깝기 그지없다.

오늘은 한눈 팔지 말고 길만 봐 달란다.

자기 몸 그어서 길 내놨드니 길은 보지도 않고 경치에 한눈 팔면서

돌부리에 걸리면 길 나쁘다 타박이나 하고...

 

오늘은 길에 몰두하면서 생각에 감겨본다.

나이가 들수록 사람노룻 한다는게 힘이 든다.

오늘은 누구의 아내도 아니고 누구의 자식도 아니고 누구의 엄마도 아닌

나를 돌아보며 아직은 남아 꿈틀대는 열정을

막막한 저 안개를 뜷고 저너머 멋진곳으로 날려보낸다.

그리고 저 멋진곳을 향해 묵묵히 내길을 간다.

 

산행중 바위길이 짧게 나오는데 짧은만큼 험하기 그지없다.

길을 못찾을 정도로 바위들만 들쑥날쑥하다.

제법 바위가 가진 멋을 느러내고 있는데 제대로 볼 수 없음이....

다음에 다시 와 봐야지.

 

하산을 하다보니 마을 뒷산으로 내려왔다.

넓은 들에는 돌자갈이 반이다.

척박한 밭을 부지런히 움직여서 잘정리해놓은 농부손길이 보인다.

가지런하고 정갈하게 정리된 밭고랑을 보면서

열심히 살아가는 모습 하나를 담아간다.

 

 

06. 03.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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