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는 작녁에 처음 눈꽃을 대한곳이라 잊을수가 없다.
올해도 계획하고 있는데 조은은 나하고 날자가 안맞아 토요산악회를 따라나섰다.
아는사람도 몇있고 해서 작년만큼 낯설게 가지는 않았다.
도착한 첫날 용두암과 삼성봉을 구경하고 숙소에 짐을 풀고
해안도로에 있는 카페촌 라이브카페을 갔다.
춥지않은 날씨에 파도가 일렁이는데 파도를 잡으려고 조명을 쏘고 있었다.
잠결에 떠오르는 고기때를 찾는지 갈메기들은 낮게 날고 있었는데
어둠속에 부서지는 하얀 파도와 선명한 갈명기의 날개짓이 조화롭다.
콘서트 카페에서는 한창 70년대 통기타 노래가 대학시절로 돌아가게해준다.
앞에 앉아있는 두 남자가 날 아득히 취하게는 못했지만 그래도 혼자보다야 ㅎㅎㅎ
다음날 아침 아니 새벽에 5시30분까지 식사를 마치고 성판악으로 이동
8시 부터 한라산 접수를 위해 행군은 시작됐다.
눈은 녹는듯 마는듯 마치 모래밭처럼 등산회를 붙들고 늘어진다.
작년엔 관음사에서 입산 이길을 내려오면서 힘들지 않는길이라 여겼더니
어디로 가든 산을 오른다는것은 힘든일이다.
날이 밝아오고 한라산이 모습이 나타냈다.
눈꽃은 기대하지 못할거 같고 백록담의 정기를 기대하며 열심히 오르다보니
진달래 대피소이다.
여기서 부터는 길이없다.
어제까지 통제되었던 길이라 그대로 눈에 뭍혀서 앞서가시는 산행대장님
연신 허리를 넘는 눈속에 다리를 빠뜨리신다.
다져진길 에서 한발짝만 비켜나도 그대로 뭔가 걸릴때 까지 빠진다.
몸무게가 가벼운 덕을 보며 몇번 빠지지 않고 백록담에 도착
물이 말라 바닥을 드려내놓았지만
사람들의 바램과 소원들로 가득찬 백록담은 결코 초라해보이지 않는다.
거기에 내 바램도 한조각 던져넣고 관음사쪽으로 하산시작
거기서 부터는 이국적인 풍경이 눈을 못돌리게 한다.
작년엔 눈보라때문에 제대로 보질 못했는데 옷벗은 한라산을 제대로본다.
성판악에서 백록담까지가 여자품같았다면
백록담에서 관음사가는길은 남자의기상이 느껴진다.
까아지른 넓은 돌 절벽들과 제멋대로 치솟은 바위산들이
올려다보는 날 압도해온다.
거기에 덧칠하듯 하얀눈들이 끼어들어 눈꽃이 안부럽게 졍치를 자아낸다.
그리고는 관음사주차장을 향한 지리한 하산이 이어진다.
가도가도 나올기미가 안보이는 주차장
그래도 끝은 있는법
안녕히 가세요 라고 씌여진 표지판이 반갑다.
05 0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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