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을 떠나서 109

신달자-나는 마흔에 생의 걸음마를 배웠다.(가을을 보내주러온 책)

몇해전 케이블 티비에서 강의 하는 작가를 본적있다.곱상한 얼굴에 반듯한 말솜씨에 오만한 눈빛까지성공한 여자의 표본 그자체 였다. 작가는 지금까지 자기 주변에 일어났던 보통사람으로는 견디기 힘든고통의 시간들을 주머니에서 보석을 꺼내듯 내보이며 자랑했다.그것이 자랑일수 있는 것은 그 고통을 견디고 이겨냈을 뿐아니라그속에서 갈고 닦아 빛나는 모습으로 일어났기 때문일거다.만약 그 고통스런 현실을 이겨내지 못하고 그속에 같혔다면그건 더 이상 자랑일 수 없고 남들에게 얘기할 수 도 없는궁상스런 현실이 됐을 것이다. '나는 마흔에  생의 걸음마를 배웠다'쓸쓸한 가을 빛이 마음까지 스미는 날이책이 손에 들어왔다.큰틀은 강의 내용과 별 다를건 없었다.그래도 말과 글은 다르다. "이 또한 쉽게 지나가리니"  행복할 때는 ..

일상을 떠나서 2008.10.27

벽돌과 판자 사이~

내 습성중 하나가 쓰던 물건을 웬만해선 버리지 않는다는 거다.나이가 들수록 내 손이 탄 물건이 편안하고 귀하고 좋다.그리고 오래묵었다는것이 좋다는걸 알게도 되었다. 10년을 넘어 20년이 가까워오는 학원생활중에시작하면서 부터 같이 했던 벽돌짝이 있다.휑한 학원 바닥을 메꾸려고 붉은 벽돌을  사서두꺼운 비닐을 깔고 물을 부어 실내 연못을 만들었다.여름에는 잘 살던 금붕어가 겨울만 되면 추워서 죽어나갔다.할수없이 연못을 철수하고 벽돌들은 학원 귀퉁이에서 벌을 서고 있을수 밖에 없었다.그러다 잘 쓰던 책장이 무너지면서 그냥 버리긴 아까워서책을 받치던 판자들을 골라 냈다.그리고는 벽돌과 판자를 잘 쌓아 그럴싸한 책장을 만들었다.이때가 두번째 이사한 학원이었을 것이다. 그리고는 세번째 이사를 했다.여긴 너무 좁아..

일상을 떠나서 2008.10.07

사는것 보다 죽는게 더 쉬웠나봅니다.

아침 싸우나실은 유명 연예인의 자살 얘기로 더 뜨거웠다.오늘을 쥐고 있는 저들은 '아무리 그래도 죽기까지야.....'그렇지만 오늘을 포기하고 저쪽편에 있는 그들은그럴 수 밖에 없었던 이유가 있었지 않았을까.죽음은 우리 것이 아니고 신의 영역이라고 본다.우리가 용을 쓰지 않아도 신의 때가 되면.....죽음을 선택한 사람들은 살아 가면서 견뎌야 할 몫을살아가면서 누릴수 있는것들과  바꿨다.견디며 살아야하는 것보다는누릴수 있는 것을 포기하는 죽음이 더 쉬웠을지도 모르겟다.살아오면서 선택사항에 죽음이 없었음을 감사한다.

일상을 떠나서 2008.10.02

진정한 낙천주의자와 대책없는 낙천주의자

낙천적이란 건  좋은것이다.어떤 문제를 만나드라도 자신을 상처내지 않고 낙관주의를 얘기 할대 많이 예를 드는 물 반컵낙관주의자는 물이 반잔이나 남았네 하고비관주의자는 물이 반밖에 없네 한단다.내게 주어진 물 반잔을 감사함으로 즐길수 있다면 당연히 좋은일이다.  문제는 한방울도 없는 물컵을 들고 어떻게든 채워질거야 하면서컵을 바라보는 대책없는 낙천주의자들이다.진정한 낙천은 최선을 다한후에 그다움에 누리는 복일것이다. 하고자 하는 일에 최선을 다하고 그 결과에 만족하고 감사하는것과대충 넘어가면서 잘 될거야 만 믿는 대책없는 것과는 다르다.

일상을 떠나서 2008.06.02

어머님이 담궈주신 고추장단지를 털면서...

어머님이 생전에 담줘 주신 고추장이 다 떨어졌다. 일년이 넘어가니 어머님의 흔적들이 하나 둘씩 사라져간다. 마른사람이 모자쓴 모습을 보면 나도 모르게 한번더 쳐다 보게 되는 것도 아파트 길목에서 느닷없이 생각나서 가슴 아리해지던 것도 이제는 희미해진다. 사람이 살아 가는 방법이리라. 어머님 신던 구두가 내발에 딱맞고 신기 편해서 여름지나고 지금까지 신고 다녔다. 이제는 그 구두도 그만 버릴때가 됐다. 하도 끌고 다녀서 여름난다고 신발장에 들어가면 다음엔 못신을 정도로 낡았다. 그리고 "엄마 꺼니까 가지고 있어" 하면서 형님이 손에 쥐어주던 금목걸이가 있는데 그건 내가 악세사리를 안좋아해서 서랍 어딘가에 쳐박혀 있을건데 가끔 서랍정리나 하면서 어머님 생각을 하게 될런지.... '어머님 잘 계시죠?' '엄마..

일상을 떠나서 2008.05.06

병원 가로수 벗꽃이 터졌다.

세번의 수술을 하고도머리가 얼마나 빠지는지얼굴모양은 어떻게 변했는지방사선치료로 새까맣게 탄 피부가 얼마나 새살로 채워졌는지한시도 거을을 놓지 않으시던 어머님이거울을 놓으시고숟가락을 놓으시고이젠 속옷끈도 놓으시고 소변줄을 끼웠다. 피부로 돋아난 종양들이 썩어가면서영화의 특수 분장에서나 봄직한 얼굴로눕지도 못하고 몇달째 웅크리고 않아 가뿐숨을 몰아쉬는건 사람이랄 수도 없는 주검 그 자체다. 부어있는 다리를 통해 영양제로 연명하는 저 삶이절대 도움이 되지 않을 거란거 알면서도우리는 아무도 심지어 병원에서 조차 주사바늘 빼자는 소리를 못한다. 지금 가면 어찌 해볼수가 없는 마지막이기에자기의지와는 상관없이환자는 환자대로 고통을 견디고 있고가족들은 그 고통을 보는 아픔을 견디고 있다.그렇게 남은 정을 서로간 털어 ..

일상을 떠나서 2007.03.28

지리산대신 난 이리했습니다.

요즘들어 신랑이 나에게 관심을 주기 시작한건지다른땐 쉬는날 산에 가는걸 그려려니 하더니만요즘엔 아예 자기하고 놀아야 된단다.    관심을 준다는건 내 착각이고아무리 생각해도 시간만 나면 베드민턴채를 들고 나가던짓을요즘 못하게되어 심심했던 모양이셔... 아침에 식구대로 늘어지게 늦잠을 자고 나서 봉강으로 다슬기를 잡으로 가잔다.나야 좋지.  온통 집안을 뒤집어 놓고 대청소 하잔소리만 안해도 좋지..신발장 높은곳에 있는 물에서 신는 슬리퍼를 의자놓고 꺼내고몇년전에 사다 넣어두었던 숯불구이통 챙기고오리고기 넉넉히 사고밭에서 뜯어다 놓은 상치.깻잎 챙기고엊그제 추월산에서 따온 산초잎까지 챙기니 오늘 점심은 배부르기보다 재미있것다.그랬는데~~ 갑자기 신랑표정이 "그럼 나 안간다" 하는 표정이다.귀찮게 왜그리 번잡..

일상을 떠나서 2006.06.06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열길 물속은 알아도 한길 사람속은 모른다고 했다.그게 우리들이 살아가는데 불편한것 이기도 하겟지만 축복 일지도 모른다.사람속이 다 들여다 보인다면 사람이라고 불릴사람이 몇이나 될른지...그래서 핸드폰의 위치추적장치에 사생활침해 운운하며 예민하게 구는거 아닐까싶다.솔직히 나도 그거 달고 싶진 않다. 티비 드라마가 많은 사람들을 사로잡는 이유는우리들이 살아가는 이야기들을 하면서우리는 알수 없는 상대의 마음이나 상대의 행동들을 다 볼 수 있어서 일거다.그래서 드라마에서는 착한사람 나쁜사람 이중인격자 바람둥이다 골라낸다.그렇지만 애석한건지 다행인건지 모르지만 현실은 그렇지가 않다. 사오정을 아시는지..엉뚱한 말을 해대는 사람을 보고 사오정이라 하지만사실은 아이들 만화영화 손오공에 나오는 잘 듣지 못하는 요괴다...

일상을 떠나서 2006.05.09

소리없는 몸부림(뇌성마비 목욕)

날씨는 가을을 재촉하는 가을비로 제법 쌀쌀했다. 사곡으로 뇌성마비 장애우를 목욕하러간다고 간사님이 귀뜸을 해줬지만 뇌성마비는 처음이라 첫대면에 당황한기색을 보이고 말았다. 목욕봉사 가는 집 치고 넉넉한집은 한집도 없다. 여기도 마찬가지로 방에서 문을 열면 마루대신 세면토방이 연결되어있는데 사지가 뒤틀려 굳어서 욕조사용은 못하고 그 세면바닥에서 목욕을 해야한단다. 어찌할바를 모르겟다. 추을텐데 .. 간사님은 비닐로 천막을 둘러주시고 장애우 어머니인 할머니는 은박지가 붙은 깔판을 가져오신다. 다행이 세면바닥의 한기는 올라오지 않았다. 옷을 입히고 벗기는데 상당히 힘이든다. 굳어있는 사지를 막무가내로 벗길수도 없고 옷을 벗기고 나니 마음이 더 심난하다. 반듯한곳은 한곳도 없이 몸통까지도 돌아가있다. 바닥을 뜨..

일상을 떠나서 2005.10.04